과거 팬들은 자신들이 동경하는 아이돌을 ‘우상’으로 여기곤 하였고, 이는 하나의 ‘팬 문화’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지금, 예전부터 아이돌을 성적 대상화하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는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여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됐다.
여성 아이돌에 대한 성폭력과 다름없는 '딥페이크(Deepfake)', 남성 아이돌을 성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로 인해 기획사와 아이돌 당사자가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딥페이크와 알페스 모두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고, 특히 대중에게 얼굴과 이름이 널리 알려진 A아이돌은 지난 13일 딥페이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딥페이크는 명백한 '디지털 성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고, 나아가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이다. 또한 딥페이크의 범죄행위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제일 많이 악용되는 것이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 그리고 특정 부위 등을 합성 및 편집하는 것이다.
특히 수위가 높은 포르노 영상 등 음란물에 여성 아이돌 얼굴을 합성하는 경우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이로 인해 일부 장면 등이 온라인에 떠돌고, 이를 접한 걸그룹 멤버들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음란물을 사고파는 시장까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고, 심지어 요청자가 돈을 주면 자신의 원하는 대상자를 상대로 성 착취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제2의 n번방’ 사태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알페스는Real Person Slash(실제 인물 커플링)의 약자인 RPS를 한국식으로 읽은 것이 그 유래며, 실존 인물을 사용해서 쓴 ‘동성애 음란물’을 말한다.
알페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아이돌이나 배우 등을 상대로 동성애적 소설을 제작하면서 이런한 문화가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상적인 소설이 아닌 비정상적인 음란물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를 즐기는 사람들 역시 음지로 숨어 폐쇄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화두가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연예인은 공인'이라는 사회적 위치 때문에 사건의 공론화가 어려웠던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연예인 중 피해자 상당수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갓 사회 초년생이 된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문제는 알페스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문제가 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나아가 몇몇은 자신들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팬’이라는 껍데기를 둘러싸고 이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미성년자 아이돌이 성폭행까지 당하는 수준의 ‘팬픽’(소설)을 팬픽이라 부를 수 있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현재는 딥페이크는 처벌이 되는데 왜 알페스는 처벌이 안되냐, 팬 문화라는 명목하에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한 것이 맞지 않냐, 처벌이 되지 않는다면 이것도 성차별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형사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대표 변호사는 “알페스는 구체적인 픽션의 내용에 따라 명예훼손죄, 음란물유포죄 등이 성립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주인공이 미성년자이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고 5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용 대표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남녀에 따라 처벌 여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알페스 작가가 여자라고 하여 성범죄가 성립되는 사안인 경우 이를 성별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범죄 가해자가 늘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고정관념도 점차 옅어져야 이 사회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대표 변호사는 대한변협인증 형사사건 경력 14년 차의 베테랑 형사전문변호사이다. 수많은 형사사건의 경험을 바탕으로 3,000여 건이 넘는 무죄/무혐의/기소유예 등의 성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