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1.19(화)
지역주택조합탈퇴, 예전보다 쉬워졌지만… 사유 입증에 힘써야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주택법에 따라 시행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무주택자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사업 지연이나 추가분담금 요구 등의 사유로 인해 지역주택조합탈퇴를 고민하는 조합원들이 적지 않다.

최근 개정된 주택법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은 30일 이내에 조합 가입에 대한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며 이 때에는 납부한 조합 가입비 전액을 업무대행비 공제 없이 반환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입 후 30일이 지나면 더 이상 임의탈퇴를 할 수 없으며 조합원 모집 주체의 귀책사유가 인정될 때에만 지역주택조합에서 탈퇴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탈퇴 시기를 놓쳤다면 조합 가입 계약 당시 모집주체의 잘못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사유로 탈퇴를 요구해야 한다.

모집주체가 저지르기 쉬운 잘못 중 하나는 잘못된 정보 제공이다. 조합원을 모집할 때 모집주체는 조합원의 자격 기준이나 주택건설대지의 사용권원 및 소유권 확보 비율, 조합원 탈퇴 및 환급 방법, 사업 시행 시기와 절차 등에 대해 설명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런데 조합원을 한 명이라도 더 모으려는 생각에 정보를 부풀리거나 허위 정보를 사용하여 조합 가입을 종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일 소유권 확보 비율 등 핵심 내용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면 이는 모집주체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조합원은 이러한 기망 행위를 근거로 조합 가입 계약을 취소하고 납부한 가입비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 내지는 손해배상청구 등을 제기하여 반환 받을 수 있다.

조합 가입 당시, 추가 분담금의 발생 가능성을 알려주지 않거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추가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요구한 때에도 이를 사유로 지역주택조합탈퇴를 요청할 수 있다.

최근 대법원은 대구의 모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조합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무리한 추가 분담금의 요구는 조합의 규약에 정해진 ‘부득이한 탈퇴 사유’라고 보아 조합원들의 탈퇴를 인정했다. 또한 조합의 업무대행비를 제외한 납입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무법인YK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전문변호사 이민우변호사는 “예전에 비해 지역주택조합탈퇴가 용이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탈퇴를 확정 짓고 분담금을 돌려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임의탈퇴 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하게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 탈퇴에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정황을 포착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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