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면서도 '충돌'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일정을 마무리한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내가 중국과의 무력 충돌이나 뜻하지 않게 일어날 일을 걱정했느냐고?"라고 되물은 뒤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이 심화하고 대만해협 등에서 중국이 무력시위를 강화하며 일각에서는 양국이 무력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아울러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이후 미 군 당국에서는 위기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이 부통령 시절을 비롯해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시진핑 국가주석과 여러 시간 대화했다고 강조하며 "나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경쟁이지만, 충돌이 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 왔다"라고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연내로 예정된 시 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충돌이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주로 항해 규정을 뜻하는 '도로의 규칙(the rules of the road)'을 언급하며 중국을 향한 압박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시 주석)가 도로의 규칙을 따르기를 바란다"라며 국제 영공과 바다 등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중국과 사이버 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중국 및 러시아의 사이버 위협에 경계감을 표해 왔으며, 국무부에 사이버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행보를 취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물리적 충돌이 필요하리라고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반복했다. 이어 시 주석과의 연내 화상 회담을 재차 거론한 뒤 "이건 경쟁이지 충돌이 아니다. 의도하지 않은 것(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G20·COP26 비협조에도 날을 세웠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COP26 전야 행사로 평가됐던 G20 정상회의에 대면 참석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들을 비롯해 사우디 등의 반대로 G20 공동선언문의 탄소 중립 목표 시점도 '금세기 중반'이라는 표현에 그쳤다. 시 주석은 개막일이었던 1일 서면 인사로 참석을 갈음했으며, 선진국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더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우리(미국)는 모습을 드러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나머지 세계가 미국과 그 리더십 역할을 보는 데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이는 솔직히 말해 중국에는 큰 실수라고 본다"라며 "그들(중국)은 세계 전역의 사람들, 그리고 이곳 COP26에 모인 이들에게 영향을 줄 기회를 잃었다"라고 했다. 또 전 세계가 중국의 이런 행보를 지켜보리라고도 했다.
이후 회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데 왜 미국은 노력해야 하는지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숨을 쉴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 정상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주장하려 한다"라며 "(그러면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