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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금)
선박들의 친환경화는 현재 해양 운송업체의 주요 과제다. 〈사진=pixabay〉
선박들의 친환경화는 현재 해양 운송업체의 주요 과제다. 〈사진=pixabay〉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친환경 바람이 해운업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배가 탄생한지 200년, 혁명적 기술개발이 거듭지면서 차량과 비행기에 이어 선박들도 연료전지와 풍력, 원자력 등을 적극 도입하는 시대가 됐다.

선박은 한꺼번에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르기 적합한 수단으로 평가돼 왔다. 비행기나 트럭에 비해 화물 단위당 연료소비가 훨씬 적어 친환경 운송 수단으로 통했다. 이는 맞는 말이지만 선박회사들의 기존 해양 및 대기오염 방지 매뉴얼은 현재 각국이 내세운 새 온실가스 감축안에는 한참 뒤떨어진다.

배에서 나오는 환경오염 물질은 굴뚝에서 배출돼 대기를 오염시키는 질소산화물 및 황산화물, 이산화탄소, 에어로졸(PM) 등이다. 해양에 배출되는 기름이나 배 밑바닥 도료에서 녹아내리는 유해화학물질, 밸러스트 폐수에 포함된 외래 유해생물도 빼놓을 수 없다.

선박들의 환경오염 대책은 1960~1980년대 잇따른 대형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 등을 계기로 마련돼 현재에 이른다. 선체 구조와 설비 등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부터 배의 도료, 밸러스트 폐수에 의한 오염방지 국제규칙이 도입됐지만 제도 자체가 오래돼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주로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도 문제다. 운송용 대형 선박 엔진은 불순물을 많이 포함한 저질유를 사용한다. 배의 구조나 비용 면에서 연료 속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나 기기 설치가 어렵기도 하다.

미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경제의 성장에 따라 해상 화물 이동은 매년 평균 4%씩 늘어왔다. 그만큼 오염물질 배출도 증가해 외항선들의 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전체 약 335억t의 2.1%를 차지한다.

해운업체들의 오염물질 배출 규제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중심이 돼 진행된다. 배기가스 대책은 1980년대 시작됐고 질소산화물 및 황산화물, 이산화탄소, 에어로졸에 대해서는 제거장치 설치나 연료질 개선 등 노력이 이어졌지만 늘어나는 해상 운송 물량에 오염물질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IMO는 2050년까지 선박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파격 안을 내놨다. 2030년까지 40%를 일단 줄이고 2050년까지는 절반 감소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때문에 각국 해운업체들은 효율운항이나 감속항해 등 회사로서 가능한 배출가스 감소 방안을 속속 마련했다. 환경오염 부담이 낮은 LNG를 쓰기도 한다.

선박 엔진을 친환경 구조로 바꾸는 노력은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저급유를 사용하는 엔진 대신 전기로 가는 선박이 개발 중이다. 핵 항공모함처럼 원자력을 사용하는 대형 화물선이 속속 등장했고 수소 등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선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암모니아 등 바이오연료 엔진 개발도 활발하다. 얼마든 주변에서 동원 가능하면서 배출가스를 뿜지 않는 이런 연료들은 언젠가 바다를 오가는 선박들의 주요 에너지원이 되리라는 게 해운업계 전망이다.

문제는 친환경 선박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원자력 및 연료전지 선박의 경우 안전성 검증도 필수다. 친환경 연료에 맞는 엔진이나 연료탱크 등 하드웨어 기술 개발 외 연료 공급 시스템 구축에도 많은 인력과 돈이 들어간다. 아직 전기차나 항공기에 비해 친환경 선박 시장이 작은 것도 배출가스를 줄여나가야 하는 업계의 고민거리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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