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8(일)
디젤 차량 질소산화물 정화에 필수적인 요소수 [뉴시스]
디젤 차량 질소산화물 정화에 필수적인 요소수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금수 조치로 세계 각지에서 석탄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석탄을 이용해 생산하는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 8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5차 경제 제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러시아산 목재와 화학제품은 물론 석탄 수입 금지 조치가 포함됐다.

EU 결정에 따른 러시아 석탄 금수 조치는 8월 둘째 주부터 완전히 시행된다. 러시아 석탄 제조사와 신규 계약은 이미 지난 8일부터 불가능해졌다. 미국 역시 지난 3월 8일 러시아산 에너지 금수 조치를 발표했고 일본 정부도 러시아 석탄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역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상황에서 현지의 다양한 에너지원이 금수 조치되면서 주요 자원의 쟁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자원들은 벌써 국제 시장 거래가가 요동치고 있다.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건 석탄이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석탄 수출국이다. 전 세계 석탄 수출량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에 이른다.

독일에서는 EU의 5차 금수 조치 직후 이미 석탄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러시아산 석탄 금수는 곧 EU 회원국들이 다른 국가의 석탄을 자국까지 운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이 러시아에 의존하는 주요 에너지원 수입 비율은 석탄과 천연가스가 무려 45%, 석유 20% 등이다.

지상 물류 시스템을 일거에 마비시키는 요소수 대란이 재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형 물류의 핵심인 대형 디젤 트럭들은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는데, 이를 정화하기 위해 요소수를 사용한다. 요소수는 요소 32.5%, 증류수 67.5%를 혼합한 액체로 주 원료가 석탄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지난해 중국의 석탄 전쟁으로 요소수 대란을 경험했다. 중국이 호주와 신경전을 벌이는 통에 석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요소수 생산이 급감했다. 운송사 디젤 트럭들이 운행을 못하면서 물류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고 디젤차를 운행하는 시민들 불편도 엄청났다. 때문에 EU의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가 제2의 요소수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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